대화
<대화>
김형수(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아동,청소년상담연구소)
이번 글에서는 부모-자녀 간의 말을 주고받을 때 염두 해 두어야 할 규칙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까 합니다. 그에 앞서 우선, 작자 미상의 우화를 하나 얘기하겠습니다. 우화를 잘 읽고 마지막에 있는 퀴즈에 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개구리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의 인솔을 받으며 숲속 저수지로 소풍을 갔습니다. 모두 신이 났습니다. 한데, 늘 그렇듯이 말을 안 듣고 앞장서서 달려가는 개구리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말려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두 마리 개구리가 껑충 뛰어 앞으로 달려가서 그만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한 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담임선생님 개구리와 친구 개구리들이 모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 사이 늪에 빠진 두 마리 말썽 개구리들은 심하게 허우적거리느라 몸이 점점 늪에 빠져 들고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 개구리와 친구 개구리들은 팔이 짧아 손도 닫지 않는 곳에 빠진 두 마리 개구리를 바라보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 사실을 허우적대는 두 마리 개구리에게 소리쳐 얘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두 마리 모두 허우적거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중 한 개구리가 문득 친구들의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미안해 우리는 너희를 구해줄 수가 없어.” 이 얘기를 듣자 그 개구리는 그만 좌절하였고 늪에 잠겨버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은 한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둘러서 있던 선생님과 친구들은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더욱 아우성을 쳐댔습니다. “우리는 너를 구해줄 수 없어.” 한데, 더욱 분발하여 늪 가장자리를 향해 손짓발짓을 하던 개구리는 기어코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달려들어 물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포기 하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니?”, 그런데 빠져 나온 개구리는 친구들의 질문에 바로 답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위의 우화를 읽으신 분에게 퀴즈를 내겠습니다. 과연 이 개구리는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만일 센스가 있는 분이라면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한 개구리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으셨을 것입니다. 늪에서 빠져나온 개구리는 귀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정확히 잘 듣지 못하였습니다. 주변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하는 얘기를 이 개구리는 자신을 격려하는 소리로 착각하여 더욱 분발하였던 것입니다.
이 우화는 대화에서 말하는 사람(부모)과 듣는 사람(자녀)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특히, 말하는 사람(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내용을 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그 말을 상대방(자녀)이 듣고 좌절할 수도 있고 용기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듣는 사람(자녀) 입장에서 어떻게 들릴 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귀가 나쁜 개구리가 친구들이 외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녀와의 대화에서 대개 부모님이 좋은 의도로 말씀을 하시지만 자녀들에게 어떻게 들릴지에 대해 종종 깊이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대화중에 “다 네가 잘되라고 하는 얘기야.”라는 말씀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에게 얘기를 하고 나서 이해받지 못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상처와 소외감을 깊이 느끼게 됩니다.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상담자들이 상담을 공부할 때 내담자에게 ‘짧게 말하고’, 말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들리는지 혹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묻도록’ 배웁니다. 그리고 내담자의 얘기를 듣고 상담자가 이해한 것을 내담자에게 되물어 보고 옳게 이해했는지 확인을 받습니다.
부모-자녀 간의 대화 중 상당한 부분이 심중의 의도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로 중단됩니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말하는 요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녀에게 짧게 말한다. 둘째, 그 얘기가 자녀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확인한다. 셋째, 자녀의 의견(어떻게 생각하는지)을 듣는다. 넷째, 자녀의 의견을 부모가 어떻게 이해했는지 정리하여 자녀에게 확인받는다.
**저자 프로필
이력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육상담전공 박사 수료
경력 - 현)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특별상담원
호서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학과, 유아교육학과 및 아동학과 출강
- 전)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