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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伏線)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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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伏線)과 해석> 김형수(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 특별상담원)

상담자로서 제가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입니다. 상담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상담을 할 때마다 늘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청소년들의 행동을 어떻게 바라보면 마음으로부터 이해가 될까’하는 것입니다.
그러는 가운데 몇 해 전에 대학에서 ‘아동발달’ 강의를 의뢰받아 몇 학기를 강의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보이는 여러 사실들이 이후의(특히 청소년기) 삶에 복선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러한 생각들이 청소년 시기를 사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제게 나름대로 유익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몇 가지를 언급해보겠습니다.
아기들은 손에 닿는 것을 움켜쥐지만 그것을 놓는 것은 매우 어려워합니다. 성인의 관점에서 생각되는 순리에는 역행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기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반사 능력입니다. 아기들은 태어나서 시력이 명료해지는 순간부터 사람의 얼굴과 얼굴에 담긴 감정을 구분하여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력은 커서도 내면에 남아 있어서 자녀로서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모릅니다. 아기가 모유를 띠는 것은 비약적인 성장에 필요한 다량의 양분을 얻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인데, 이것이 육체적인 분리라면, 청소년기의 심리적 독립은 삶의 자양분을 얻기 위한 제2의 분리과정 일 수 있습니다. 아기의 이빨은 대략 40일 정도에 걸쳐 급격하게 자랍니다. 이때 아이가 고통을 느껴 많이 웁니다. 아동기가 지나 심리적으로 급격히 성장을 하게 되는 청소년들이 혹시 눈물을 보이지 않더라도, 행동으로 'cry out'한다면 그것은 위로를 받아야 할 일일 것입니다. 아기는 걷기 전에 기어 다니는데 그 유형이 7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코끼리처럼 걷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나머지 6가지 방식으로도 아기들은 기어 다닙니다. 자녀가 남의 집 자식과 다른 것 같으면, 다른 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기를 바라는 부모님도 적지 않습니다만, 인간이 사는 모습은 날 때부터 다르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태어난 후 돌이 지나면서 말을 하게 되는데 아이가 올바른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 30개 이상의 근육이 조응(서로 잘 맞아 떨어짐)을 해야 합니다. 자기표현이 신체적인 것에서 심리 사회적인 것으로 이동하면서 어떤 마음의 근육들이 얼마만큼 필요하게 될까요. 아이가 말의 규칙을 배우게 되면 예외적인 규칙들에 대해서도 함께 친절하게 안내하듯이, 청소년들 역시 자신들의 논리에 따른 행동이 적절하지 않은 예외적인 상황(지위비행 같은 것)을 친절하게 안내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가 조금 커서 3-4살이 되면 다른 사람의 마음(바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자신이 보는 세상과 성인이 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거짓말을 하는 능력이 함께 생깁니다. 학자들은 이 능력에 대해 ‘마음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지능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일전에 어떤 부모님이 거짓말을 하던 아들을 잘 타이른 얘기를 들었습니다. 큰 아들이 부모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컴퓨터를 오래(2시간 이상) 하였는데, 둘째 아들이 형의 비리를 알려주어 부모님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큰 아들이 처음에 거짓말을 하다가 나중에 자신의 처지가 어렵게 된 후에 실토를 하자 부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네가 거짓말을 한 것을 보니 네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은 알고 있구나.!”.

저는 그 부모님이 마음이론을 혹시 모르셨더라도 참 현명하신 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거짓말을 듣고도 아들의 분별력을 먼저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동기의 모습에 깔려있는 이후 삶의 복선에 대해서 장황히 말씀을 드리게 된 듯합니다. 어딘가에서 ‘당혹스러운 진실은 늘 그렇게 폭약터지듯 한방에 오는구나. 불발도 없이.’라고 쓴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청소년기 자녀들의 문제를 접하면서 부모님들은 그 일들을 갑작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더 넓게 생각하여 본다면 삶은 연속되고 축적적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하게 됩니다.
제 사견이 많았습니다만, 상담을 할수록 청소년(자녀)의 행동을 좋게 해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청소년(자녀)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청소년들의 문제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 니체의 입장에 서봅니다. ‘진리는 없다 오직 해석이 있을 뿐.”

**저자 프로필

이력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육상담전공 박사 수료

경력 - 현)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 특별상담원
호서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학과, 유아교육학과 및 아동학과 출강
- 전)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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