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칼럼
공지인공지능에 위로를 얻는 사람들
등록일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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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인터넷스파이크 존즈의 영화 Her(2013)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정서적 교류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는 이것이 완벽한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사만다는 인공지능이며, 그 사랑은 상호적일 수 없습니다. 사만다는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묘사하지만, 수천 명과 동시에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다른 차원의 비인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이 발달한다면, 그 정서적 관계가 인간관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상상력 위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류의 새로운 대화 상대로 급부상했기 때문입니다.
Chat GPT 등의 생성형 AI가 대중화되었을 때, 이들은 구글과 같은 검색도구의 더 개선된 버전, 모든 질문에 인간처럼 대답해 줄 수 있는 편리한 비서이자, 이미지와 문서 생성을 해내는 생성형 도구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생성형 AI를 수 많은 이용자들이 대화 상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AI와의 대화에 빠져들었습니다. AI는 끈기 있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하며,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이해해 줍니다. 실제의 인간관계가 가져오는 비판, 책임, 갈등 등의 피로감 없이,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새로운 친구가 마법과도 같은 기술로 완성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챗 GPT는 인간 친구, 또는 심리상담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발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2025년 11월 미국에서 이루어진 전국적 조사에 의하면, 미국 청소년의 13.1%, 즉 약 540만 명이 정신건강 상담을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했으며, 92.7%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65%가량은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1) 이러한 결과는, 생성형 AI와 관련된 기술과 관련된 안전 기준이 불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소년이 현재의 심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찾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 역시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0% 이상이 생성형 AI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 있다고 응답한 적이 있어 이러한 양상은 전 세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를 심리 상담에 활용할 수 있으며, 초보 상담사보다 낫다고도 합니다. AI는 예측불가능하지 않으며, 인내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인간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도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문가를 찾을 비용이 부족한 10대와 20대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상담은 매력적인 기술적 대안입니다. '생성형 AI와의 정서적 대화가 실제로 효과적인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없습니다. 안전성과 전문성 또한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성형 AI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대화를 모방하는 존재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AI와의 대화 시에는 이 대상이 인간이 만든 상담 기술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인격을 부여하거나 인간관계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심리적 어려움이나 응급 상황을 AI와 상담하고 있는 현실은 AI를 단순히 '도구'로만 바라볼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AI와의 정서적 교류가 낳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이해하고, AI를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과 교육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1) McBain RK, Bozick R, Diliberti M, et al. Use of Generative AI for Mental Health Advice Among US Adolescents and Young Adults. JAMA Netw Open. 202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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