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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심리학’으로 보는 어머니유형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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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연 등록일 13-07-29 00:00 조회수 7,848 영역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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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이지연
  • 약력 :
  • 인천대학교 상담심리전공 주임교수
  • ‘융심리학’으로 보는 어머니유형①

     

    어떤 사람이 좋은 어머니일까? 상담을 하다보면 엄마들 가운데는 자신이 모성이 없거나 부족한 것을 부적절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잘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속에 모성을 너무나 커다란 숭고한 이미지로 만들어 놓아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날 때부터 모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내면적 모습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에 대한 한 해답으로 융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여성의 원형을 살펴보고 양육하는 어머니의 유형별 문제를 짚어보려 한다.

     

    우리인간의 역사는 오랜 삶속에서 무의식에도 강한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이 고대 때부터 신화로, 동화로 전해 내려져 오고 주요한 테마들은 여전히 반복된다. 이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심리학자가 칼 구스타프 융이다. 융 학파의 많은 학자들은 고대신화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복적인 심리적 원형을 일깨우면서 자신의 이해를 독려하고 있다.

     

    여신의 원형가운데 아르테미스는 남성이 없이도 완전함을 느낄 수 있게 하며, 자신감과 독립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성의 심리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남자 따윈 필요치 않아하고 독신여성으로 살아가는 능력있는 여성들 사이에 많이 보인다. 아르테미스 여성의 정체감과 자신감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하느냐와 상관이 있지, 누구와 결혼을 했는지와는 상관이 없다. 누구의 부인, ‘미세스’가 아니라 ‘미즈'를 주장한다. 보통의 어머니 형이 아니고, 어머니가 되고 싶은 강한 본능을 느끼지는 않지만, 어린이들을 좋아하며 아이를 낳으면 대개 좋은 어머니가 된다. 아르테미스 어머니의 자녀들 중에는 자신들을 위해서라면 어머니가 죽음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테미스 어머니는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훌륭한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자식이 수동적이고 의존적일 경우에 일찍부터 독립심을 강조하면 아이는 어머니의 기대를 만족시킬 만큼 능력이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오히려 문제는 악화된다. 이런 아르테미스 엄마 밑에서 관계욕구가 많은 남자아이들, 엄마와 시간 보내고 엄마 옆에 머물려 하는 남자아이는 성가신 존재가 되기 쉽다. 그런 아들은 아르테미스에게 ’계집애‘같이 구는 아이로 몰리기 십상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엄마 아르테미스는 독립과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가도록 압력을 가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킨다. 내안에 아르테미스 적 기질이 있는 엄마라고 본인이 생각한다면 아들에게서 그들의 관계욕구를 좀 살펴주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는 바르게 생각하며,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성을 지킬 수 있고, 갈등의 와중에서도 좋은 방책을 마련해 내는 여성들이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남자처럼’ 행동하는 것 같다. 아테나 어머니는 아기에게 어서 빨리 무언가를 가르치고 이것저것 구경시켜주고 싶어 한다. 자식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기를 바라며, 감정에 매여 인생을 그르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렇게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이 자녀들에게 정서적인 이완이나 활기를 느끼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아테나처럼 산다는 것은 머리로 살며 목적을 갖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여성은 한쪽으로 치우친 삶, 즉 자신의 일을 위해 사는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어머니들은 자기성취를 분명히 하고 이성적이라서 정서적 표현을 ‘감정의 낭비’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아이들은 자기의 감정을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내가 아테나 엄마라고 생각되는 경우 아이들의 정서적 영역을 존중하고 표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헤스티아 여성은 조용한 성품과 주위에 언제나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대개 내향적인 여성으로 고독을 즐기는 편이다. 헤스티아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욕심을 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으로 피어나갈 수 있다. 그녀는 따뜻하고 안전한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아이들은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를 잘 드러내지 않고 내향적인 여성은 사회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이런 것이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건강한 정체성의 역할 모델이 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헤스티아가 밥을 짓고 집안 공기를 아늑하게 만들어서 집안을 평화롭게 하지만, 헤스티아 엄마는 건강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일을 하는 딸을 더 지지해주는 배경으로 살아가고 중년을 교회나 절,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내는 모습에서 발견된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인가@f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