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삶의 지도’를 변화시키는 부모 코칭 기술


이정화 (한국부모코칭센터 대표)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 딸의 장래희망은 오랫동안 ‘베이비시터’로
고정되어 있다.조카가 많은 덕에 아이들과 접할 기회가 많고 아이
들이 자신을 따르는 것에 아마 성취감이 느껴지는것 같다.그런 내
아이의 이야기에 집안 어른들은 걱정이 많다. 큰꿈을 꿔도 시원찮
을 판국에 아직 초등학생의 꿈이 너무 소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딸은 전혀 자신의 희망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넌 베이비시터가 되어 얻고 싶은 게 뭐야?” 라고 했
더니 대뜸 ‘부자가 되는 거야’ 라고 대답한다. “그래, 부자가 되고
싶구나. 어느 정도면 네가 만족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베
이비시터라는 직업을 가지면 네가 원하는 부자가 될 수 있어?” 라
고 물었더니 아이는 잘 알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 그걸 알수있는
방법이 뭐야?”라고 물었더니 인터넷을 찾아보겠다고 한다.며칠후
우리 아이는 자신의 꿈을 ‘아동 상담가’ 나 ‘유치원 원장’으로 바꾸
었고 그 이유는 직업에 있어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아이를 좋아하
고 잘보살필 수 있는 너의 좋은점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함
께 만족시키는 일을 찾았구나’ 라고 격려해주었다. 물론 그 직업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리고 현실을 알아가면서 여러 번 바뀔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고 원하는 상태를 알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삶의 지도에는 경제적지표를 중심으로 무언가
여러 가지 그림이 그려질것이라고 예상된다.바로 이러한 스스로의
동기와 목적에 의해서 자신의 삶의 지도가 그려 져야 한다. 그것이
그 아이들의 동력이요, 변화의 활력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삶의 지도는 어떠한
가?한국조사연구소에 따르면 청소년의 77.0%는 장래 희망을 정했
다고 답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90.9%가 장래 희망을 결정했
다고 답한 반면 학년이 올라 갈수록 이 비중이 줄어 고등학생은 68.
8%만이 장래 희망 직업을 결정했다고 답했다.이것은 무엇을 의미하
는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이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결정
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는 다시 말해 아이들이 현실과 가까이가
면서 구체적인 목표와 꿈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거나 실현할 수 없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크게는 자신이 가졌던 의욕과 열정이 오래 가지 않고, 실제적인
생활에서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애초부터 목표
가 없었던 아이들은 없다.다만 자신의 꿈에 관한 이미지를 마음 속에
생생하게 그려 넣지 못하는 것이 더욱 큰 이유인 것이다.자신의 꿈을
명확하게 이미지로 그려 넣으면 그목표에 관한 아이디어가 많아지고
,가장 적절한시기에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어 자신에게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삶의 지도는 아주 어린 시기부터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부모는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 즐거워하는 것, 작은 강점 하나도
놓치지 말고 그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지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도와야 한다.

첫째, 아이가 목표로 하는 ‘흐릿한 지도’를 ‘뚜렷한 지도’로 만들어라.
아이가 자신의 목표를 정하는 것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 몰입할 수
있는 것, 행하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 등이다. 그 삶의 지
도에 시기마다 자신이 원하는것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 넣도록 도와주
어라.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중학교를 졸업할 때,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대학생이 되었을 때, 결혼할 때, 직업인이 되었을 때 등 자신의 삶
의 지도에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지, 어떤 건물이 위치할지,어떤 사람
이 함께 있을지 등에 대해 이미지를 확고하게 떠올리도록 도와주어라.
그 이미지는 끊임없이 아이의 뇌 속에서 그 일을 행할 것에 대한 반복
지시를 내리게 될 것이다.

둘째, 목표가 있는 아이가 닮고자 하는 모델을 분명히 정하게 해라.
아이가 닮고자 하는 사람이 빌 게이츠와 같은 부자일수도 있고,타이거
우즈와 같은 불굴의 의지와 세상을 놀라게 할 역량 있는 운동선수일수
도 있다. 그 모델은 반드시 아이의 목표와 일치할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약 내가 그라면 어떻게 처리했을까?” “그라면 지금 어떤 자세
로 임할까?” 등으로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할 것이다.

셋째, 지금 당장 그 꿈을 실행할 수 있는 할일에 대해 아이와 논의해보
아라. 이제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현실로 자신 앞에 놓여있다.그러므로 미래에 어떻게 하겠다고 계
획하지 말아라.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설정하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여라.아이가 실행해야 할 일이 너무 큰
범위에 있다면 분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전교 100등의 성적을 가진
아이가 결심 다고 바로 전교 10등 안에 들 수 없다. 이것은 아이에게 큰
좌절감만 줄 뿐이다. 여러 개의 성공의 경험이 큰 성공에 이르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문제집 3권을 풀고 시험을 보고자 한다면,그것에 그치지 말고 그 계획에
맞춰 일일 계획, 더 나아가서는 시간 계획도 세워본다. 즉, 한 시간에 몇
문제 정도를 해결할 수 있으며 하루에 얼마나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고,
과연 그 목표가 현실가능성 있는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 등 기한이 정하
여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정확하게 목표가 수행되었
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도 함께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나
는 한 시간에 *문제씩 *시간을 공부하고 그 공부시간은 **시에서 **
시까지다. 이는 시험을 보는 모월 모일까지 진행될 것이며, 중간점검은
*회 **일에 **와 함께 한다’와 같은 형식을 갖추는 것이다. 같은 목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은 그 어떤 기술 보
다 중요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고민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다.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확신감이 온
근육과 세포 속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아이의 ‘삶의 지도’는
시간이 갈수록 풍요로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