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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 자녀의 문제를 다루는 부모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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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9-12-22 00:00 조회수 9,364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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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자녀의 문제를 다루는 부모의 자세

    가족치료 및 심리상담 전문가 전 홍 자



    요즈음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거나 또는 게임 등에 빠져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흔히, 부모 자신이 자기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자녀의 성적에 매달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부모 자신의 행복과 자녀의 자율성을 회복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자녀에 대한 높은 기대는 자녀와의 관계를 그르치게 만들며 대학입학으로 인한 자녀의 성적에 대한 집착이 서로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많은 경우 성적에 대한 집착은 자율성을 획득 하려는 청소년 자녀에 대한 통제로 표현 되는데 특히 우울하거나 자아 존중감이 낮은 어머니가 인내심이 부족하여 자녀와의 갈등을 더 많이 일으키게 된다.
    청소년기에 있어 자율성을 획득하기 위해 어른의 권위에 도전해 보는 행위들은, 아기가 걸음마를 연습하여야 잘 걷게 되듯이, 독립적인 어른이 되기 위해 발달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임을 어른들이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순종적인 아이가 자신을 주장해 올 때 비록 그것이 때론 반항적인 행위로 나타난다 할지라도, 어른이 되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시험해 보는 하나의 시도로 오히려 부모들이 반가워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부모의 눈치나 보거나 비위만 맞추려 드는 행위를 건강하다고 말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녀가 반항을 해 올 때는 자녀의 마음이 지금 얼마나 괴로운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시기는 매우 혼란스럽고 예민하여 내면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정서를 경험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그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면 서로 마음이 편안하게 통하는 또래 집단에게 달려갈 수밖에 없게 된다.
    공부를 안 하고 행동이 틀렸다고 지적하면 할수록 자녀는 자신이 나쁘고 옳지 못하다는 느낌과 마음대로 안 되는 분노 때문에 괴로워지고, 그런 자신의 힘든 내면을 잊기 위해 게임중독이나 술, 담배, 짙은 화장 같은 일탈적인 행위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말이 다 옳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이 싫고, 그런 자신에 대해 화가 나고 그것을 자꾸 지적하는 부모에게 더욱 화가 나면서, 부모의 기대를 포기해 버림으로써 마음의 괴로움을 덜고자 한다.
    거기에 외부의 스트레스가 계속 가중되고 반복되면 자칫 자기 자신을 스스로 포기해 버리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녀가 잘되게 하려고 하는 잔소리나 통제가 거꾸로 자녀를 더 나쁜 방향으로 몰아가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이런 식으로 관계가 지속되면서 부모-자녀 모두 고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녀가 부모 보기에 좀 바람직해 보이지 않고 성적이 좀 떨어지더라도 그런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자녀를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부모가 금새 불안해 지고 자녀의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 통제를 계속하는 행동은 사실 부모의 허약한 내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괜찮다는 안정감을 갖고 있고(이 부분은 경제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이다) 자존감이 높은 부모는 이러한 통과의례를 믿고 기다릴 수가 있지만, 스스로의 삶에 대해 무언가 만족하지 못하지만 그런 감정을 억압하고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의 부적절한 느낌을 투사하거나, 나처럼 될까봐 전전긍긍 하면서 자녀를 들볶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자녀 때문에 내가 심리적으로 절망과 두려움을 느낀다면, 자녀는 잠시 놓아두고 그런 자신을 통찰하고 스스로가 만족되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새롭게 구조화해 나가는 것이 먼저 시급한 문제이다.
    부모의 불안 때문에 자녀의 성적이나 행동이 좋아지도록 심하게 강요 할수록, 대부분 자녀는 더 멀리 도망가고 부모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어 우울로 진행되기가 쉽다.
    실제로 많은 어머니들이 이 시기에 자신의 길을 새롭게 모색하고 자존감을 회복함으로써 스스로의 행복감을 찾아, 자녀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때론 흔들리고 때론 우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녀의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여 자녀의 힘든 감정은 인정해 주고, 자녀로 하여금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인지를 스스로 평가하게 하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녀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넘겨줄 때, 자녀는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지려는 자기주도성을 갖게 된다.
    즉, 자녀의 미래를 부모가 걱정하고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기 자신을 염려하고 스스로 선택과 노력을 하게 될 때 비로소 자녀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진심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부모도 마음의 부담을 덜고 자녀가 자신의 인생을 펼쳐갈 수 있도록 애정과 믿음을 갖고 지켜보면서, 단지 정보를 나누어 주거나 조언자 역할을 하면서 스스로의 결정을 존중해 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청소년 자녀와의 관계에서 가르치려고 들기보다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고, 결과적으로 나를 신뢰하고 좋아해 주는 부모의 말을 따르고 싶어 하는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