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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꿈을 꾸는 아이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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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9-07-06 00:00 조회수 6,507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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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을 꾸는 아이가 성공한다>

    글쓴이 : 박승란


    “띠리릭~ 띠리릭~”
    5월 스승의 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오는 전화다.
    “선생님 저 H예요. 잘 지내시죠? 여기 호주예요. 스승의 날인데 찾아뵙지도 못하고 죄송해요. 선생님! 보고 싶어요.”

    1992년 1학년을 맡으며 만난 H는 동네에서 이름난 예쁘고 똑똑한 아이였다. 엄마도 깔끔하고 똑부러지게 아이의 교육에 정성을 다했다. 단란한 가정에서 귀하게 자란 아이답게 H는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3학년 때 다시 만났을 때는 우리 반 반장이었다. 내가 학교를 옮기고 나서 한동안 연락을 계속하다가 어느 때인가부터 소식이 뜸해졌다. 오랜 시간이 흘러 H 부모님의 불화로 아이가 방황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안타까움으로 H를 기억할 수밖에 없던 어느 스승의 날, 고3의 아름다운 예비숙녀가 되어 학교로 찾아왔다. 대학 진학 계획을 물었더니 유엔이나 국제회의 전문가 같은 국제적인 일을 하고 싶은데 한동안 학업에 소홀했다며 걱정을 했다. 이유를 물으니 애써 웃으며 잠깐 샜다고 얼버무리는 H의 얼굴에서 부모의 불화로 겪은 사춘기의 방황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기본이 있는 녀석인지라 수도권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더니 호주에서 돈을 벌며 영어를 익히고 있다는 것이다.

    교사 시절 나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래서 어떤 꿈을 갖고 있나? 꿈에는 가치와 크기가 있다. 어떤 가치와 크기의 꿈을 갖고 있는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아이들 가슴 속에 자신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한 소망이 담겨진 꿈을 글로 쓰게 하면 그 꿈이 아이들을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어려운 환경을 스스로 이겨내고 힘들고 바쁘게 노력하는 H의 모습에서 교사로서의 보람과 함께 H의 성공하는 삶을 그려본다.

    집을 짓기 전에는 설계도를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목적지를 정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속에는 꿈이 있어야 한다. 모든 일은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꿈을 가진 아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은 아이의 삶을 성공으로 이끈다. 꿈은 삶을 가꾸는 원동력인 것이다.

    밤새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아침에 소년 둘이 내기를 했다. 들판을 똑바로 가로질러 학교 정문까지 가는 내기였다. 한 소년은 바닥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한발 한발 조심스레 걷다가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니 발자국이 지그재그 제멋대로였다. 뒤에 남은 소년이 걷기 시작했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학교 정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또박또박 걷기 시작했다. 그의 발자국은 일직선을 그어 놓은 듯 선명히 남아 있었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갈 수 있도록 격려를 하는 일은 부모와 교사의 몫이다. 박지성 선수가 어린시절 평발이라는 이유로 좋아하는 축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공을 한 번 던질 때 마다 아버지의 한 달 월급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박찬호 선수에게 부모님이 “야구는 그만하고 공부를 해라” 라고 했다면. 그래서 야구를 못하게 하고 공부에 매달리게 했다면 과연 그는 어떤 모습일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길이 있다고 한다. 전문화․다양화․세계화로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꾸는 꿈은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글쓴이 : 박승란 (인천광역시 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능허대초등학교 교감, 인천대학교 박사과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