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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감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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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8-07-14 00:00 조회수 6,322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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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감성교육>

    최제형 (인천시청소년회관 관장)

    며칠 전 아침 신문을 읽다가 남 몰래 박수를 쳤다.
    파주의 산간벽지 작은 중학교 전교생이 취미와 특기생활을 익혀 상을 받으며, 꿈을 가진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일을 주창한 교장 선생님은 시인이시고, 학생들에게 미술을 지도하시는 교감선생님은 화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모름지기 국영수를 잘해야 성공할 사람으로 대변되는 오늘의 학교교육이다. 비중이 높은 국영수를 못하면 성적이 오를 수 없고, 성적이 처지면 순위가 떨어질 거고, 순위가 떨어지면 좋은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 좋은 상급학교에 입학할 수 없음은 곧 사회의 낙오자가 된다는 등식이 우리 학부모는 물론 교육당국자와 선생님들의 머리에 까지 가득 들어 있다. 따라서 미술이나 음악, 체육 등 웬만한 예체능 과목은 물론이고 도덕이나 국사 등 시험과 무관하다 생각되는 과목은 과감히 빼고 국영수 과목으로 대체하여 대입수능시험 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비등하다.
    문제는 시험위주, 등수위주의 저 길을 학생들 모두가 만점 받으며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부득이 우열과 순위를 정해야 하는 경쟁사회에서 적어도 반수는 못하는 쪽에 설 수밖에 없다. 이렇게 열반에 남게 된 학생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우등반에 들기가 어려울테니 당연히 학습의욕이 떨어질 거고, 아침부터 잠을 자거나 공연히 옆에 친구를 건드리게 된다. 부모나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됨을 자책하다 친구라도 잘못 만나면 한순간에 비행청소년이라는 오명을 쓰고 평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국제기구에서 조사한 세계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매번 꼴찌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재 모습이다. 극단적인 스토리이지만 이미 많은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이 진단한 문제의 코스임에도 쉬이 해결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청소년지도자로서 또는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대안을 내놓으라면, 나는 당연히 청소년들의 취미와 특기, 적성을 십분 살려주는 감성교육을 주창해 본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공부 열심히 하는 쪽으로, 예능과 체육에 소질 있는 학생은 예체능 쪽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유심히 살펴 일찌감치 그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축구선수 차범근의 부모가 방학 내내 논바닥에서 공을 차는 아들에게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야단쳤다면 국내처음으로 독일에 진출하는 세계적인 축구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수영선수 박태환의 경우 축농증 증세가 있었는데, 누군가 수영을 가르치면 나을 거라는 말에 과감히 수영장에 보내어 오늘의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탄생했다는 글을 읽은바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나 바둑의 이창호, 축구선수 박지성 등 유명대학이나 우등생과는 거리가 먼 예, 체능인들이 오히려 국민을 열광시키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감을 보게 된다.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르다 한다. 백지와 같이 투명한 어린이 때부터 성격과 취미, 특기와 적성을 유심히 살피고 기록하며 전문인과 상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 사회 그리고 정부에서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결해 주는 수준 높은 감성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 길이 바로 0교시 땡교시로 대변되는 입시지옥에서 소외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제형: 청소년지도사, 시인, 아동문학가, 현재 인천광역시청소년회관장
    청소년관련시집『0교시 땡교시』, 동시집『토끼와 꼬마둥이』외 시집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