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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머리 확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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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8-04-15 00:00 조회수 6,540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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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 성 욱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자연머리 확인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학시절 배웠던 역사(국사)책에는 우리 대한민국은 옛 부터 유구한 역사와 단일민족임을 크게 자랑하였고, 민족의 자부로 여겨왔다고 배웠다. 그러나 2008년 오늘 우리 ‘대한민국 = 단일민족’이라는 공식이 무색해질 만큼 빠르게 다 민족화 되고 있다. 이미 교육부는 대한민국이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교과과정에서 삭제시켰다. 작년(2007)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가정 청소년 캠프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김영수’, ‘장예은’등 우리와 똑같은 이름을 쓰는데 파란 눈과 서양적 얼굴형 등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이들이 대 다수였다.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머리는 갈색도 있고, 약간 노리끼리한 색도 있고, 물론 생머리도 있지만, 곱슬머리도 부지기 수였다. 때때로 중국이나, 동남쪽에서 온 어머니의 자녀들은 전혀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 일부 중,고등학교들이 선천적으로 갈색머리, 곱슬머리인 학생들에게 '자연머리 확인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확인증은 학부모와 담임선생님의 확인을 통해 발급 받을 수 있고, '자연머리'임이 확인되면 등,하교 시 교문 앞에서의 불필요한 시비를 피할 수 있다.
     

    필자가 확인한 결과 이러한 확인증을 발급하는 학교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이미 여럿이 있다. 서울에서는 "학생들 지도 시 시비대상이 될 수 있어 오래 전에 도입했다"고 한다.


    필자의 아내도 선천적으로 갈색머리다. 연애할 때 그 갈색머리가 너무 멋있어서 한번 만져보자고 때를 쓴 적도 있었다. 아내 역시 그런 갈색머리 때문에 고등학교 다닐 적에 매일 아침마다 정문에서 선생님들의 지적을 받았었다고 한다.
     

    전교조에서는 "청소년들의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교가 아이들의 다양한 머리 모양을 존중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필자의 아내도 갈색머리 때문에 고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거의 매일 등,하교때 마다 어머 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는 "단 한사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필자는 생각은 다르다. "이것은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며 "할 수 있다면 이번 기회에 두발규제도 폐지해야 한다"고 목이 터져라 아내를 설득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 결혼하는 부부 8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의 자녀들은 자동적으로 혼혈아가 되고, 그럼 이들 혼혈 청소년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조치들도 인해도 이들 청소년들이 서러워하지 않을까? 피부색 차별만 인종차별일까? 필자는 머리색 차별도 확실한 인종차별이라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