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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보는 청소년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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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7-04-26 00:00 조회수 7,275 영역 생활습관/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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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생각해보는 청소년 흡연


    인천참사랑병원 정신과전문의 천영훈

    담배의 해악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이전과는 달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미 흡연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이 걸릴 위험성이 10배 이상이며, 하루 2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약 20배 이상 더 위험성이 있다고 합니다. 담배에는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의 4,000여 개의 독성 물질과 20여 가지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며 담배의 성분 중 니코틴은 뇌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좋은 기분과 쾌감을 느끼게 하고, 그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흡연을 하게 됩니다.

    신체 발육이 왕성하고 정서적으로 변동이 심한 청소년기의 흡연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고, 비행을 유발하는 동기가 됩니다. 최근 계속되는 금연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일반 인구에서의 흡연율은 다소 둔화되어가는 추세이지만 청소년의 담배 흡연율은 증가추세에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담배는 사춘기 소년들에게는 빨리 성인이 되려는 사회적 자기 성장에 대한 욕구의 표현과 권위적인 부모를 모방하려는 증오적 동일시, 그리고 기분 좋게 내뿜는 담배연기에 대한 유혹적인 호기심과 청소년 흡연을 금지하는 기성사회 체제에 대한 반항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흡연의 경우 또래 집단의 동질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도시 청소년의 경우에는 과중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긴장해소의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항목을 열거하는 데 있어서 청소년 흡연율이 세계 1위라는 부끄러운 통계가 말해주는 것처럼, 국내 청소년들의 흡연 문제 또한 청소년 음주와 동반되어 나타나는 당면 문제들 중 하나입니다. 최근의 연구 조사에 의하면 첫 흡연시기는 대부분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었으며, 대부분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때 이미 습관적으로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학생들의 흡연의 시작을 예방하거나 늦추기 위해서는, 흡연을 위한 약물남용 예방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 연맹의 조사에 의하면 흡연 시작 연령이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가 62.0%라고 나타났습니다.

    청소년의 흡연은 단순히 건강상의 문제를 떠나서 이러한 중독성 물질을 흡입하게 되는 일탈 행위들이 음주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은 물론 향후 성인기에 이르러 대마초, 러미라, 히로뽕 등의 마약류에 중독되게 되는 관문(gate)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흡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정 내 부모님의 금연이 선행되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부모 스스로가 금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청소년에게 건강한 부모상을 보여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의 흡연이 일상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노력은 물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건강한 대체물이나 활동들을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담배가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 시도했던 금연 강좌나 금연 운동이 청소년에게는 호소력이 없고 치료 효과도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잔소리나 비난은 흡연 문제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으며 흡연 학생을 문제아로만 인식하는 태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흡연하게 되는 상황과 그러한 상황에서의 갈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사회에서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거나 상담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금연이 무엇인가를 금지하는 과정이 아닌 내가 보다 건강하고 멋진 모습이 되어가기 위한 과정임을 받아들이고 청소년 스스로가 그러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만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과 부모 모두가 음주나 흡연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