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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자녀의 반항적 행동개선을 위한 가족미술치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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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채은 등록일 07-04-03 00:00 조회수 6,789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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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그리는사람. 마음치유하는사람의 미술치료이야기

    - 자녀의 반항적 행동개선을 위한 가족미술치료2

    이 황 은(이황은표현미술치료연구소소장)

    앞의 글에서 소개했던 민이의 문제 행동들은 부모의 자녀양육에 대한 기술부족과 부부 갈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민이 엄마는 민이의 반항적이고 폭력적인 행동과 과도한 분노표출에 대해서 처음에는 기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었지만 부모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여동생이 학교에 입학을 하는데 분리불안이 심해서 제대로 학교 적응을 할지 걱정되는데다 부부관계가 너무 힘들어져서 가족치료를 요청하였다.

    가족치료는 “문제개인은 없으며, 문제가족만이 존재한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부적응적 문제행동을 보일 때, 그것을 가족 전체의 문제로 보고,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치료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치료방법이다. 필자는 기존의 가족치료적 토대에 미술치료 기법과 의사소통 훈련을 적용하여 문제를 가진 가족을 치유하면서 가족미술치료가 매우 유용한 방법임을 경험하고 있다. 가족치료의 형태는 온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각각의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부부를 중심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민이를 위한 개인 치료를 먼저 시작하고 부부중심의 치료를 병행하여 부모 역할과 부부역할 모두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부부를 위한 가족 미술 치료는 먼저 3대에 걸친 가계도를 통해서 자신들의 성장경험이 현재 가족문제에 미치는 영향과 어려웠던 경험을 나누면서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였다. 다음 단계로 잡지사진을 이용하는 꼴라쥬기법으로 지금 현재의 문제들과 변화되기를 바라는 상황을 다루었다. 서로가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할 때 격해지거나 일방적이 되는 대 화패턴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하여 의사소통 훈련을 연습하면서 대안을 찾았다. 민이의 부모는 모두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이어서 주위로부터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데다가 아이들도 충분한 사회적 교류나 또래관계의 경험을 갖지 못했다.

    아빠는 방관적이고 거부적인 태도로 가족들과 거리를 두었고, 엄마는 아이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혼자 감당하다보니 자주 잔소리와 짜증을 내면서 부부 사이에는 불화와 긴장이 누적되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동적 가족화는 가족의 문제점과 역동을 파악하는 진단 방법이다. 이 그림에서 가족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빠는 오래 전부터 가족들과 대화도 없이 TV와 컴퓨터를 켜놓고 공부를 하다가 거실소파에서 혼자 잠을 잤다. 엄마는 딸을 데리고 자고, 민이는 늘 불만스러워하면서 혼자 잤다. 부부간에 각방을 쓴다는 것은 부부관계의 문제를 의미하며 누적된 불만은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먼저 가족 대화를 단절시키는 TV보기를 제한하고, 아빠의 책상은 침실로 옮겨 부부가 함께 잠자리에 들게 하고, 아이들은 각자 자기 방에서 자되 일주일에 하루는 온 식구가 거실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민이의 발달단계로 볼 때 아빠의 존재가 중요한 시기이므로 엄마가 여동생과 함께 하는 동안 아빠와 민이는 산책을 나가거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기로 구조조정을 하였다.

    의사소통 훈련으로 순화된 대화 기술은 부부사이는 물론 부모와 자녀 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 번은 엄마가 민이에게 학교생활에 대해서 몇 번 잔소리를 했는데 전 같으면 물건을 부수거나 심술을 부렸을텐데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잔소리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엄마는 화내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 해줘서 착하다고 칭찬을 해주었다고 한다. 민이의 질투심은 사랑의 상실과 가정의 불안정이 요인이었으므로 부부체계와 자녀체계가 안정되자 동생과 함께 밤늦도록 즐겁게 놀게 되었다. 무표정하고 근심스러웠던 민이 부모님의 얼굴에 희망어린 미소가 떠오르고, 아이들은 자기들이 “사랑지킴이”와 “건강지킴이”가 되기로 약속을 하는 가정을 바라보면서 가족치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감사한 봄날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