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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우리 엄마는 정말 날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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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애령 등록일 06-06-07 00:00 조회수 5,445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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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에 아는 엄마 한 분을 만났는데 심각하게 의논을 청했다.

    “우리 큰 아이가 다섯 살인데 너무 순해서 걱정이 태산 같아요.
    여동생한테 져도 가만있고 친구들한테 장난감을 뺏겨도 가만히있어요. 그러다가 자기 몫도 못 챙기는 아이가 될까봐 걱정이 태산 같아요. “

    아이가 잘 먹고 잘 크느냐니까 그렇다는 것이다.
    그럼 그런 일들로 아이가 몹시 괴로워하냐니까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 아이가 왜 그러는 것 같아요?”
    엄마는 초조하다.

    "그 아이가 대인이라 그래요.
    지금 큰 인물 될 준비를 하는 거예요.“

    엄마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요?”

    “그럼요. 그릇이 크니까 그렇게 작은 일에 신경 안 쓰는 거예요.
    잘 살펴보라니까요.
    싸우라고 화내고 야단치지 말구요.“

    그 다음 주에 만나자 그 엄마는 희색이 만면해서 말했다.

    “선생님 가시자마자 남편한테 바로 전화했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니까 과연 그렇더라는 것이다. 편한 마음으로 보니까 아이가 그릇이 크더라는 것이다.

    전에는 남편이 여동생한테 이기라고 다그치고 친구들하고 놀때도 뺐기면 싸우라고 종주먹을 대더니 이제 안 그런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아이가 더 탐탁해졌다고 했다.

    하긴 그럴 것이다. 집에서 자라고 있는 큰 인물을 건드리지 않아야 나중에라도 덕을 볼 것이 아닌가.

    중국 고사에 어떤 사람이 희귀한 식물을 얻어다가 땅에 심은 후 그 식물만 들여다보다가 자라는 기색이 보이지 않기에 도와주느
    라고 조금씩 조금씩 그잎을 당겨주어서 마침내 식물을 말라죽게 만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물과 비슷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관심과 적절한 무관심이 함께 필요하다.
    좋은 토양과 햇빛, 알맞은 수분 공급... 이정도의 배려만 있으면 식물은 제가 지닌 힘을 다해 가지와 잎을 길러내며 건강하게 자란다.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아이는 행복한 아이이다.

    “우리 엄마는 내가 정말 좋대요.”

    아이들에게 아주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어머니나 아버지가 좋아하고 사랑해 주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렇게 행동하면 사랑해 주지 않겠다는 전체 거부의 표시는 아이의 가슴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이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 수정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아이의 나이나 기질에 맞지 않는 너무과도 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언제나 한번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지나친 비난은 영혼을 시들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