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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④ - 하하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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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승희(상담팀) 등록일 23-11-14 13:53 조회수 1,605 영역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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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성태훈
  • 약력 :
  • 지우심리상담센터 원장
    등교거부 심리치료 저자
  •  

     

     

      

    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

    4. 하하안안  

     

     

     부모의 도움을 통해 욕구가 해소된 경험이 많아지면서, 아이는 삶의 재미가 커지고 호기심이 많아지고 외부활동도 조금씩 증가한다. 가볍게는 집 앞에 마트를 잠깐 다녀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족과 같이 외식을 하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서 피시방에 가기도 한다. 그리고 더 힘을 내서 보컬 학원에 가겠다고 하거나, 검정고시를 본다고 스스로 말하면서 공부를 하기도 하며, 알바부터 시작하겠다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오기도 한다.

     

     이 시기의 문제는, 아이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의 긴장이 풀어져서 다시 잔소리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교육을 받았으니 아이에게 화를 내지는 않지만, 그동안 참아왔던 잔소리를 친절하게 다시 시작한다. 아이가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혼자 힘으로 하기 어려운 것은 부모와 동등한 협의를 통해 판단할 수 있도록(부모의 지도감독이 아닌), 부모의 가치관(도덕성, 사회규범, 남들의 시선, 개인적 욕심 등)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하안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겠다는 것은 흔쾌히 하게 하고, 안하겠다는 것은 편하게 안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친구랑 피시방 다녀와서 공부할께’라고 하면 ‘어, 그래’라고 하면 된다. 공부를 먼저 하고 놀면 참 좋겠지만, 아이는 공부를 한다고 스스로 말했다. 이때 ‘공부 먼저 하고 가라’라고 하면서 아이의 계획을 반대하면, 아이는 자기에 대한 불신을 확인하여 기분이 나빠지고, 공부를 하려고 했던 선한 계획마저 하기 싫어진다.

     

     검정고시를 본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게임만 하던 아이가 검정고시를 본다고 하니 들뜬 마음에 아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부모가 먼저 학원을 다 알아보고 교재까지 사와서 아이 방에 넣어놓는다. 그러나 이렇게 부모가 앞서가면 아이는 오히려 부담만 커지고, ‘그동안 부모가 날 정말 한심하게 봤구나.’라는 생각에 다시 위축되기 쉽다. 여기서도 부모는 ‘어, 그래’라고 간단히 답하고 아이가 말한 것을 행동을 옮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아무것도 안하면 그냥 기다리고, 아이가 학원에 가보겠다고 하면(목적에 맞는 행동을 하면), ‘잘 다녀와,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줘’라고 반응만 하면 된다. 아이가 교재를 사야한다고 하면 돈만 주고 본인이 사도록 하면 된다. 아이를 앞서가지 말고, 한 발 뒤에서 한 발씩만 따라가도록 하자.

     

     안하겠다는 것도 편하게 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주말에 할머니집에 가려고 하는데, 아이가 친구랑 노래방에 가기로 약속했다고 하면, ‘어 그래, 잘 다녀와. 우리끼리 다녀올께’라고 하면 된다. 아이를 위해서 소문난 곳에서 어렵게 구해서 가지고 온 양파즙도 아이가 먹지 않겠다고 하면 ‘어 그래’라고 하고, 부모가 먹으면 된다. 양파즙은 부모가 자기 마음대로 산 것이다. 아이의 거부를 편하게 받아줄 때, 부모는 거부를 당한 게 아니고 아이를 배려해 준 것이다. 부모의 배려를 받은 아이는 편안하게 마음의 힘을 키워서, 할머니 칠순 잔치에는 절대 빠지지 않으며, 양파즙을 안먹어도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멋진 아이가 되는 것으로 부모의 배려에 보답할 것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편할 때 건전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래야 몸과 마음의 평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직 방에서 또는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아직은 아이의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하루 여섯 번의 인사를 열심히 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