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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③ - 친해지기와 요구 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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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승희(상담팀) 등록일 23-11-14 13:48 조회수 1,353 영역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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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성태훈
  • 약력 :
  • 지우심리상담센터 원장
    등교거부 심리치료 저자
  •  

     

     

      

    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

    3. 친해지기와 요구 들어주기  

     

     

     부모가 한 달 정도 ‘아무 말 하지 않기’, ‘하루 여섯 번 인사하기’, ‘친절하게 한 번만 말하기’, ‘아이말 들어주기’ 등 네 가지 행동을 열심히 하면, 아이의 행동에도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살짝 웃기도 하고, 가족들이 있는데 거실에 나오기도 하고, 굳게 닫혀있던 방문을 열어놓기도 한다. 무엇보다 부모, 대부분은 엄마에게 말을 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치킨 사달라는 기본적인 욕구충족에서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한번 들어보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쌩뚱맞게 그 옛날 초등학교 1학년 때 힘들었던 얘기를 하기도 한다. 간단한 요구 사항은 최대한 바로 들어주는 것이 좋고, 말도 다른 의미에서 그냥 들어주면 된다.

     

     이 정도의 변화가 있으면 2단계로 넘어가도 되는 때이다. 1단계가 아이를 마이너스에서 0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2단계는 0에서 플러스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이다. 0까지 오는 데는 마음이 편안한 게 중요하지만, 플러스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일부러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편안함을 넘어서서 인생이 즐거워야 한다. 그러면 그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추가적인 노력(공부, 훈련 등)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초등학생(또는 미숙한 청소년)의 인생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바램은 그것이 운동이나 독서 등이길 바라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게임하고 유튜브 보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당장의 목적은 아이가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랑 친해지는 것이다. 아이와 같이 즐겁게 게임을 하고 유튜브를 보면 아이는 너무 즐거워할 것이고, 부모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이 충분히 커졌을 때 아이는 부모의 말을 더욱 진지하게 듣게 된다. 아이의 즐거움에 참여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면, 내 아이가 우리 회사 사장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반응해보자. 훨씬 쉽게 될 것이다.

     

     중고등학생은 부모가 게임을 같이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가 훨씬 게임을 잘하기 때문에 부모랑 하면 재미가 없다. 이때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다. 대화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이가 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그렇구나’, ‘그런 것 같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등의 수용적인 반응을 중간 중간에 하면 된다. 아무리 부모의 생각에 반하는 말을 하더라도 절대 ‘근데’를 하면 안된다. 아무리 친절하게 말해도 ‘근데~’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잔소리가 된다. 잔소리는 총알이다. 자신에게 총을 쏘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이러한 대화가 어렵다면, 이번에는 내 아이가 우리 회사 사장님이라고 생각하자. 훨씬 쉽게 경청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친해지면, 아이들은 요구가 많아지는데, 부모는 이 상황이 많이 불편하다. 상대에게 무언가 요구한다는 것은 그 관계에서 내가 약자라는 말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아주 낮을 때는 요구조차도 하지 못한다. 반대로 요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자존감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정말 기뻐해야 할 일이고, 오히려 아이를 플러스로 가게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하는 즉시 바로 해주어야 한다. 자해나 타해가 아니면 다 해준다고 생각하자. 아이가 혼자 하겠다는 것은 ‘어, 그래’라고 그냥 허락만 해주면 된다. 그리고 비싸거나 시간상의 문제, 또는 가족 이외의 대상과 협상이 필요한 경우 등 바로 해줄 수 없는 경우에는 언제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줄 수 있는지를 아이에게 설명해주면 된다. 부모는 아이가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지지하고 도와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습을 부모가 먼저 보여줄 때, 고마움을 느낀 아이가 점차 부모의 마음을 고려하여 행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