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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② - 하루 여섯 번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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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승희(상담팀) 등록일 23-11-14 13:44 조회수 317 영역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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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성태훈
  • 약력 :
  • 지우심리상담센터 원장
    등교거부 심리치료 저자
  •  

     

     

      

    등교거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와 접근

    2. 하루 여섯 번의 인사  

     

     

     등교거부는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못한 채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이다.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서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은 부적응이라고 보기 어렵고, 비행 청소년이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은 학교를 가지 않을 뿐, 삶의 목표(즐기거나 반항하기)는 분명하기 때문에 전형적인 등교거부라고 보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아침에 등교할 때 얼굴 표정이 어둡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내거나 밥을 천천히 먹는 등의 수동적인 행동으로 거부감을 표현하지만, 점점 거부감을 표현하는 행동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진다. 그러다가 ‘오늘 학교 안가면 안 돼?’라고 하면서 등교거부에 대한 마음을 직접 표현하게 된다. 그리고는 주로 두통, 복통, 생리통 등의 애매한 신체증상을 이유로 조퇴나 결석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결국은 장기결석으로 이어지게 된다.

     

     등교거부의 이유를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애매하게 ‘그냥 힘들어서’라고만 할 뿐, 부모가 속 시원히 이해할 수 있는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방구석에 쳐박혀서 상담자는커녕 부모조차도 아이랑 제대로 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의 입을 통해서 의미 있는 대답을 듣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보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등교거부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기 보다는 집에서, 아니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항상 긍정평가와 부정평가를 예상하고, 긍정평가가 더 많으면 그냥 만난다. 그런데 등교거부 아이들은 긍정평가 여부에 상관없이 부정평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만나지 않는다. 그런데 누굴 만나도 부정평가가 조금이라도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가족조차도 편하게 볼 수가 없고, 결국은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부정평가를 절대 받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 긍정평가만 100% 받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한 나이는 많아야 네 살까지이다. 이 시기는 배변훈련이 완료되어야 하는데, 배변훈련은 이전과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억제하면서,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하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부정평가를 받게 된다. 등교거부 아이들의 정서는 네 살 수준에 머물러있다. 칭찬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비난을 소화해낼 능력이 없는데, 그렇다고 울음을 터트릴 만큼 미숙한 것은 아니어서, 가족조차도 제대로 대면하지 않는 폐쇄적인 방식으로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방에서 나오지 않으니, 가족이 아닌 제 3자를 통한 개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부모의 행동이 바뀌면, 아이는 힘을 키워서 부모와 소통할 수 있고, 거기서 또 힘을 키워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부모가 무슨 말을 해도 아이는 다 부정적으로 듣는다. 오히려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이와 사이가 멀어질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하루에 딱 여섯 번만 친절하게 인사를 하면 된다(‘잘 자라’, ‘잘 잤니?’, ‘잘 다녀와’, ‘수고했다(아이가 들어올 때)’, ‘밥 먹자’, ‘이제 쉬어라(밥 먹고 나서)’). 

     

    정말 못 참고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한 번만 친절하게 말하고, 절대로 재차 확인을 하면 안 된다. 확인하는 순간 잔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행동을 부모가 잘 하면, 아이가 마음이 편해져서 부모에게 먼저 말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절대적으로 듣기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아 그렇구나. 알았어’). ‘근데’를 하는 순간 아이를 비난한 것이 되어,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제 한 달 정도 네 가지 숙제를 열심히 해보자. 다시 예전처럼 거실에 나와서 웃고 대화하는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