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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녀와 성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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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예슬(상담팀) 등록일 21-12-09 14:12 조회수 162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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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노하연
  • 약력 :
  • 교육학 석사
    라라스쿨 협동조합 대표강사

  • 왜 자녀와 성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할까요?

     

     

      아이가 짜증까진 아니지만 예전과는 달라진 말투에 좋아하던 포옹도 이제는 안 하려고 합니다. 키가 한 뼘 이상 자라고 요즘 들어 방문을 닫는 횟수가 늘어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든 거 같습니다. 아이의 몸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고, 생리대나 면도기 등이 필요해졌습니다. 주변 양육자들 이야기에선 자녀의 자위를 목격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입니다.

     

    뉴스에선 교내 성폭력으로 시끄럽고 아이가 피/가해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는지 발렌타인 데이니 빼빼로 데이니 하는 기념일들을 챙기는 걸 보기도 하겠지요. 하루는 퇴근길에 자녀가 자녀의 애인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랄 수도 있습니다. 어떤가요? 앞으로 다양한 성적 행동을 하게 될 자녀와 대화할 준비가 되셨나요?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드니 유아기 때 했던 성교육과는 다른 성교육이 필요해졌습니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같은 질문은 안 할 나이지만 아기를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몸으로 자랐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자아가 발달하면서 자기 의견이 생긴 아이에게 이제 주입식 성교육을 할 수는 없습니다. 점차 아이는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통해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도덕과 윤리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어 낼 겁니다. 그렇다면 우린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요?

     

    제일 먼저 아이들을 ‘성(性)적 존재’로 바라봐주세요. 아이들도 성에 대한 관심을 보일 수 있고, 얼마든지 성적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성인과 결혼 외의 성은 문제적인 것처럼 여겨온 탓에 아직 성인이 아닌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꺼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적인 행동을 하기 전 제대로 된 성지식과 성가치관이 있지 않으면 정말로 문제가 되는 성적 행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이 질문은 양육자 교육에서 숱하게 들으셨다구요? 그럼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은 조금 달라졌나요? 아니면 아직도 불편함이 남아있나요? 수십 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성에 대한 경험들이 여러분에겐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요? 성은 섹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경험, 성폭력, 성평등, 성건강, 복지정책, 의료정책, 신체, 발달, 성적 행동, 법률 등 다양한 영역에 성이 존재합니다. 성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힐 때 우린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성(性)적 권리’에 대해 말해주세요. 성적인 행동에 대해 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음을 알려주세요. 다만 이러한 행동을 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아야 한다고 얘기해주세요. 그 정보들은 책에서, 양육자를 통해서, 학교에서 얻을 수 있다고도 해주세요.

     

    (성적 권리 예시)

    ■ 원하는 사람과 연애할 권리

    ■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배울 권리

    ■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성적 행동을 실천할 권리

    ■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 피임방법을 선택하고 실천할 권리

    ■ 외모에 대한 평가를 받지 않을 권리

    ■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

     

    우리가 자녀와 성에 대해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방금 나왔네요. 우린 아이에게 성적인 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성적 권리를 안전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주의하세요, 우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자녀의 성적 행동을 하라, 하지 말라 할 수 없습니다. 권리를 가지고 있는 건 양육자가 아닌 아이들 자신이니까요.

     

    방금 이야기에 뭔가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이 문단을 꼭 읽어주세요. 아이들의 성적 권리를 양육자가 대신 결정해버리면 나중에 아이가 성적 행동을 했을 때 본인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양육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우리가 걱정하는 ‘사고’는 대부분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것들인데 양육자에게 혼나지 않으려, 들키지 않으려 숨기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생긴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하라고 얘기하라는 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아니오’ 라고 답하겠습니다. 양육자와 아이가 성적인 행동을 하기 전 해야 할 고민들, 하고 난 후 생기게 될 변화들에 대해 나눠야 한다는 겁니다. 괜찮다면 양육자의 경험을 공유해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고민하고 우려하는 지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자녀에게 그러한 일이 생겼을 때 혼날 것이 두려워 숨기지 말고 와서 얘기해달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언제든 그게 무슨 일이든 여러분이 그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지자가 되어줄 것임을 약속해주세요. 성에 대한 대화는 신뢰를 바탕이 될 때 더욱 효과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