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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은 청소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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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우남(상담팀) 등록일 19-11-25 12:36 조회수 36 영역 정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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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이수정
  • 약력 :
  • 前 사단법인 놀이하는사람들 상임이사
  • 최근에 시작된 TV 예능 중에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내용을 떠나서 제목에 눈길이 갔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던 말인데 무엇보다 ‘놀면 뭐하니’라는 말의 행간에 있는 ‘놀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신경 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니 제목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서로 아는 사람과 그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얽혀서 만나서 농담을 하고, 낄낄거리며 장난을 치는 과정을 하나로 죽 엮어가니 처음엔 하릴없는 장난이었던 것이 좋은 컨텐츠로 조금씩 달라지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창의적이기로 유명했던 이 프로그램 피디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놀이’는 어른들의 전유물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어린이 상태를 막 벗어난 청소년에게 ‘놀이’는 더욱 더 먼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너희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라는 것이지요. 공부가 곧 일이니 그것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니 ‘놀이’는 최종관문인 대학입시가 끝난 뒤에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결국 이 논리도 ‘청소년’을 그 존재 자체로 인정하지 않고 ‘과정에 있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로 보는 가치관의 연장선입니다. 그래서 아직 미완인 청소년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물어보기 보다는 어른들의 생각, 어른들의 필요에 따라 그들의 일상을 어른들이 정한 목표에 따라 끼워맞추기 바쁘니까요.

     

    그러면서 어른들은 말합니다. 인간적인 삶을 위한 ‘주 52시간 노동’에 대해서요. 물론 중요합니다. 지나친 노동은 인간적인 삶을 방해하고 이는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할 것이고 따라서 우리 사회도 건강하게 굴러갈 수 없도록 할 테니까요. 일과 휴식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는 어른들에게 이렇게 질문해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의 일상에서 ‘주 52시간 이하의 학습(노동)’은 이루어지고 있나요? 아직 성인이 되지도 않은 청소년들이 어른들도 견디기 힘들어 하는 ‘주 52시간이상의 과도한 학습(노동)’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아마도 이 질문에서 다들 멈칫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청소년들에게 어른들과 동일한 주 52시간을 동일하게 들이대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에게 놀이를 포함한 휴식이 절실하듯 청소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청소년들의 놀이는 어른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어른들의 놀이는 휴식 혹은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강습을 받는다거나 여행을 하며 사진찍고 책을 쓰는 등 두 가지 목적을 이루려고 하지요. 하지만 청소년들의 놀이는 경향이 다릅니다. 특히나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청소년들의 놀이는 또래들과의 관계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사회성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놀이는 학습의 영역에서는 흔히 경험하기 어려운 자기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동반합니다. 소수가 주도하는 교실과 달리 놀이의 영역에서는 평소와 다른 관계가 만들어 집니다. 청소년에게 놀이시간은 단순한 휴식시간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기회의 시간입니다.

     

    놀이는 청소년들에게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들 또한 대입 혹은 취업에 맞게 짜여진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놀 권리, 쉴 권리는 동등하게 주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