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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의 도박문제Ⅰ-스마트 기기 사용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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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우남(상담팀) 등록일 19-07-30 10:35 조회수 3,595 영역 일탈/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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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김한우
  • 약력 :
  • 월든3 아카데미 대표
    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중독심리전문가
    '우리는 왜 도박에 빠지는 걸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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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무엇이 걱정되는지 물어보면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건 대개 휴대폰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의 사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틈만 나면 스마트폰만 붙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죠.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저 게임이나 SNS를 이용하고 있을거라 짐작할 뿐이죠. 자녀가 게임에 빠져 있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도 그 게임이 어떤 종류의 게임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자녀에 대해, 요즘 청소년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사실 알려고 시도해도 그들의 세계를 어른들에게 흔쾌히 보여주는 청소년들도 잘 없지만요. 

     

    그렇다면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부모님들이 염려해야 하는 게 게임이나 SNS 과다 사용 뿐 일까요?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면 오늘만큼은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꽤 오랫동안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과 가족을 치료해 왔습니다. 제가 상담을 시작했던 2000년 대 초반에 만났던 대부분의 중독자는 4~50 대 중장년층이었습니다. 가끔 카지노에 중독된 해외 유학파를 만나곤 했지만 젊은이들은 만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박중독예방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아십니까? 놀랍게도 중학생들입니다. 고등학생도 아닌 중학생들을 앞에 두고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 한정된 조사 결과이기는 하지만 고등학생은 이미 불법도박을 경험한 비율이 50%를 넘어섰고 도박에 처음 손을 대는 연령대가 중학교 2학년으로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 때는 또래의 돈을 갈취해 유흥비로 사용하던 소위 불량학생들이 요새는 도박을 하는 아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뜯어내는 짓을 한다는 우울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이제 도박 중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에서는 주 방문자가 20대이고 그럼에도 점점 연령대가 낮아지는 걸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과 싸워왔는데 이제는 도박 중독이라는 더 무서운 병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거의 10년 전부터 향후 청소년들에게 가장 해롭고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도박중독일거라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최근에 WHO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고 해서 말이 많은데 지금 게임 중독을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모님들이 모르는 사이 아이들은 게임 중독보다 더 무서운 도박 중독에 빠져들고 있으니까요.

     

    설사 아이들이 게임만 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요새 게임들이 확률형 아이템 등 도박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서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은 도박을 접하게 되었을 때도 전혀 이질감 없이 빠져들 수 있거든요. 그만큼 게임과 도박의 경계가 많이 흐려졌습니다. 

     

    거기에 경마, 경륜, 로또 등 합법적인 도박은 미성년에게 허용되지 않아서 우리의 아이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도박은 예외 없이 불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도박에 빠지게 되는 경우 도박 중독자가 되는 것은 물론 동시에 범법자가 되어 법의 제재를 받게 되는 설상가상의 문제도 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이처럼 무서운 도박 중독, 하지만 부모님들은 잘 모르는 도박 중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