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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사춘기<2강 유형별로 살펴보는 아이들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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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윤희 등록일 17-08-16 16:05 조회수 6,576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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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김지나
  • 약력 :
  • * 현직 초등학교 교사
    * 저서 : 『초등1학년의 사생활』, 『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 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2강 유형별로 살펴보는 아이들의 특성>

     

     

    김지나 초등교사초등5학년 공부사춘기 저자

     

     지난 시간에는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 기술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기술들을 활용하려면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아이들의 속마음을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건들면 폭발하는 아이> 버릇없이 구는 아이들은 껄렁껄렁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로 대부분 이 아이가 먼저 시작한 재미있는 장난에 주변 아이들이 자기 의지로 참여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지요. 아이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야단을 치면 매우 격하게 분노를 표출합니다. 아이에게는 주변의 시선이 매우 중요하기도 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힘을 갖고 싶어 하는 소위 영웅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잘못 했을 때 혼내기 보다는 잘 했을 때 더 칭찬하는 쪽으로 훈육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칭찬의 방법도 중요한데 ‘너는 참 괜찮은 아이야. 그런데 이번 일은 좀 실망스럽네. 남자답지 못하고 좀 비겁했잖아?’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조금씩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놀라운 변화를 보여줍니다. 집에서도 ‘엄마 혼자 장바구니 들기 무거웠는데 네가 있어서 정말 든든하다.’ 같은 말과 함께 말이지요.

     <장난꾸러기 짱구 같은 아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장난을 밥 먹듯이 치고, 살짝 살짝 거짓말도 잘 하며 잘못한 일에 대한 변명을 하는데 도가 튼 경우가 많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논리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시켜 가르치려다가는 이쪽에서 먼저 진이 빠져 나가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진리나 규칙 준수 보다는 인생을 즐겁게 즐기는 것이 있기 때문이지요. 주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들 중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 읽어주기 보다는 엄격한 훈육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부와 학원 스케줄을 좀 타이트하게 짜서 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잘못한 일에 대해 혼을 낼 때도 ‘왜 그랬어?’라고 물어보기 보다는 단호하게 “그만!” 이라고 말하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결과를 판단하겠다고 말하고 벌과 보상도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열등감으로 우울한 아이> 엎드려 있고 말도 잘 하지 않다가도 이해할 수 없는 맥락에서 갑자기 폭발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밥을 먹으래도 안 먹고 씻으래도 안 씻고, 늘어져 게임만 하거나 잠만 자지요. 주말에 잠깐씩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상이지만, 생활 전반적으로 이런 식이라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친구도 없는 경우라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먼저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엎드려 있는 행동에 대해서는 일단 그냥 묵인하되, 대신 먼저 다가가 등을 토닥여주거나 눈을 맞춰주는 식으로요. 이렇게 충분한 시간 먼저 공을 들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다가오는 시점이 있습니다. 우주정거장으로 도킹을 시도하는 그 때를 잘 잡아서 교육을 해야겠지요.

     <에너지 수준이 높은 아이> 흔히 ‘ADHD’라는 말로 쉽게 대변되기도 하지요. 저학년 아이들이 주로 착석이 어렵고 돌아다니는 성향을 보인다면 고학년 아이들은 주로 입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냅니다. 같은 말을 해도 그 소리의 크기와 울림이 다르고, 쏟아내는 말의 양도 많지요. 이런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잡아준다고 바둑을 가르치거나 엄하게 아이를 잡아두는 경우도 많은데,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나는 경우를 더 많이 봤습니다. 강압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반대로 억압이 좀 약한 장소에서 더 크게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일정량 쏟아내야 하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체육, 음악이나 미술과 같이 상대적으로 융통성이 있는 과목 시간에는 어느 정도 과잉 행동도 묵인해 주곤 하는 식으로요. 한창 에너지를 발산하고 온 아이들은 그 다음 수학 시간에 훨씬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 남들 앞에서 말을 잘 하지 못하고 수줍어하는 아이들에게 담력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 스피치나 웅변학원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효과가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더 안 좋은 경험만 추가하는 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을 표현하고 남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 중에는 의외로 다른 것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악기 연주를 잘 하거나 퍼즐을 잘 맞추거나 색체 감각이 풍부한 경우도 있지요. 어른들은 아이다운 명랑함과 쾌활한 모습이 부족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나 마음도 어두울까 해서 말이죠. 제가 만난 아이들은 대부분 표현하는 것에 등 떠밀린 경험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른 정서적인 문제없이 단순히 기질이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라면 더 익숙한 다른 표현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늘려줄 것을 더 권해드립니다.

     

     아이가 타고난 기질만 잘 파악해도 학업이나 진로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주변의 아이들과 비교하기 보다는 내 아이에게 집중해 아이만의 특별함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