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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의 학습동기를 증진시키는 양육 방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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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근영 등록일 16-08-17 00:00 조회수 7,500 영역 학업/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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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한근영
  • 약력 :
  • 한국몰입연구소 소장
    임상심리사 전문가
  •   청소년기의 학생들과 부모들을 상담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없어요.’라거나, ‘우리 애는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특히, 진로나 미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공부와 관련된 상담에서 부모와 자녀가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문제가 바로 동기 문제이다.

      ‘하고자 하면, 방법을 찾고, 하기 싫으면 핑계를 찾는다.’ 라는 말이 있다. 이때, “하고자 하면”혹은 “하기 싫으면”은 동기의 두 가지 측면을 의미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동기의 두 가지 측면은 어떤 것에 대한 접근하려는 동기(접근동기)와 어떤 것을 회피하려는 동기(회피동기)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의 경우에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 공부는 하기 싫고 게임만 하고 싶을 수 있다. 언뜻 보면,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회피동기에 가깝고, 게임만 하려는 것은 접근 동기에 가깝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접근동기와 회피동기를 구분하는 게 그리 쉽지가 않다. 공부를 하기 싫어서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다가 몰두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처음에는 게임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워서 시작하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그냥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계정에 접속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간은 매우 습관적인 행동을 하는 존재이다. 자녀들의 그런 습관적인 행동 양상 들 중의 일부는 동기와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그렇다면, ‘하고자 하려는 마음’인 동기는 어디에서 올 것인가? 크게 봐서는 타고나는 부분과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의외로 동기 부분은 타고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물론, 유전적으로 100%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은 기질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을 타고 나게 된다. 환경에 대한 여러 호기심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주변 자극들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학습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적은 사람에 비해 학습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 더 공부를 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접근 동기가 높을 수밖에 없고, 접근동기가 높은 사람은 다양한 영역에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위협적인 자극에 노출 될 경우, 여기에 남들보다 훨씬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여건에 놓일 경우, 남들보다 더 긴장하게 되고, 더 회피적인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학습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두려워하게 되므로, 아무래도 호기심을 덜 갖게 되고, 대신 공부를 하지 않았을 경우 벌어지게 될 일을 두려워하게 되어(회피동기), 꾸준하게 학습을 한다는 점은 학습에 강점으로 작용하게 되기도 한다. 앞서 말한 두 가지 경우는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타고는 기질적인 측면이다. 호기심 많고, 자극 추구적인 경향과 위협적인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두 가지 기질은 서로 독립적이어서, 두 기질이 모두 높기도 하고, 두 기질이 모두 낮기도 하고, 어느 한쪽만 낮거나 높기도 하다.

      대개, 부모의 기질을 자녀가 물려받게 된다는 점에서, 자녀들이 온전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우려면, 자녀들이 타고난 기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모자식 간의 기질이 잘 맞지 않게 되는 경우, 서로에게 곤란한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자녀의 정서적 불안정감이 증가하게 되고, 동기를 충분히 발휘하는데 장애 요소로 작용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는 자극 추구적이고, 두려운 자극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낮은 사람이지만, 자녀는 자극 추구 수준이 낮고, 두려운 자극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낮을 경우, 부모는 기질 상 늘 새로운 것을 찾게 되고, 자녀는 기질 상 부모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것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녀가 마치 불과 얼음처럼 잘 맞지 않아 서로 간의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부모는 자녀를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자녀는 부모와 생활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자녀가 보유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 흔히들 오해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자녀의 학습동기를 증가시키는 마법 같은 방법이 있다고 여기는 점인데, 마법 같은 방법은 없으나,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만 꼽으라면, 부모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녀를 잘 이해하고 자녀의 의도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