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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나와 내 아이를 위한 부모의 분노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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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아 등록일 15-08-25 00:00 조회수 9,842 영역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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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이성아
  • 약력 :
  • 자람가족학교 대표
    부모상담 전문가
  •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것, 적당하게 화를 내는 것,

    적절한 시기에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목적을 위해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것,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욱하고 올라오는 화를 주체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화를 내고 싶지 않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는 부모상담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내 자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고 분명 사랑하는데… 왜 자꾸 화가 나는 걸까요? 화를 내는 건 정말 나쁜 걸까요?

     

    ‘화’를 아십니까?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다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슬플 때는 충분히 슬퍼하는 것으로 다시 일어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화라는 감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화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식하지만, 본래 화는 생존 본능과 직결된 감정이다.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느낄 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부모인 우리가 화가 나는 것은 자녀가 나를 공격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표현이란 뜻이다.

     

    ‘감정’ vs ‘행동’

    우리는 유독 '화'라는 감정을 다루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엉뚱한 곳에 화를 내고 상처 주는 말을 하거나 사람을 때리는 등 공격적인 화풀이를 하는가 하면, 반대로 타인에게 내야 할 분노를 자기자신에게 돌리거나 말을 하지 않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화를 표출하기도 한다. 또 가슴속에 쌓아둔 화가 어떤 일을 계기로 솟구쳐 올라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화가 난 '감정'보다는 그로 인해 나오는 말과 행동을 화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화라는 ‘감정'과 그로 인한 '행동'을 분리시키는 것이 화를 다스리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화’ 다시 들여다보기

    우리는 화가 난 이유를 다른 사람이나 바깥의 상황 때문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는 기대하는 바가 충족되지 않을 때 내 안에서 다시 일어나는 2차적 감정이며, 그 감정의 주체는 바로 ‘나’이다. 때문에 무작정 화를 내거나 참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화는 '풀어야'사라진다. 화를 풀기 위해서는 분노에 가려진 1차적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귀가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왔다. 걱정하는 부모 마음도 모른 채 태연한 표정으로 밥을 찾는 녀석을 대할 때 부모는 화가 난다. “도대체 지금이 몇 신데 이제 들어오니@f0 전화는 왜 안 받아@f1”라고 말한다. 사실상 부모의 첫 감정은 아마 자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 안전을 확인 한 후 밀려드는 ‘허탈감’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경험하고 나서야 부모에게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첫 감정을 인식하기 전에 이미 ‘화’라는 상태에 휩싸이게 된다. 화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면 ‘우선 멈춤’이 꼭 필요하다.

     

    화를 다루는 기술_ 나의 분노 패턴 인식하기

    어떻게 하면 분노를 현명하게 다룰 수 있을까@f2 우선 ‘화를 부르는 상황 10가지’를 적어보자.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화가 났는지 내가 주로 화나는 상황들을 되짚어보며 그때 나의 1차적 감정과 좌절된 욕구가 무엇인지를 찾아보자. 또 화 났을 때 주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때 내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오는지도 함께 찾아보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화가 났을 때는 즉각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감정적 흥분상태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찾는 것을 권한다. 당장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도 분노 호르몬은 15초 정도면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견딘 뒤에 화를 낸다면 조금 더 건설적으로 화를 풀 수 있다. 간단한 설거지를 한다던가, 심호흡이나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화를 잠재운 뒤라면, 자신의 진정한 감정과 접하고 그것과 의사소통하는데 수월해지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