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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융심리학’으로 보는 어머니유형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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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연 등록일 13-09-24 00:00 조회수 8,542 영역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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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이지연
  • 약력 :
  • 인천대학교 상담심리전공 주임교수
  • ‘융심리학’으로 보는 어머니유형➂

     

    대지의 여신이자 자녀를 자신의 정체감의 중심으로 여기는 데메테르의 죽고 못 사는 딸이 바로 페르세포네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이자 어머니의 딸의 원형이다. 페르세포네가 성격 구조를 제공한다면, 남들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성상을 나타내는데 공손한 행동거지와 수동적인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페르세포네데메테르는 아주 평범한 모녀 유형을 나타내는데, 그 유형에서 딸은 엄마와 너무나 가까워서 독립적인 자아의식을 계발하지 못한다. 이러한 관계를 잘 드러내는 말은 “엄마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마마보이처럼 마마 걸이 여기에 해당한다. 엄마가 아침에 속옷부터 입을 겉옷까지 모두 준비해 준다. 페르세포네 딸은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어 하고, 순종적이고 겸손하며 주의 깊고, 위험할 수 있는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한다. 어머니는 강하고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이런 모습이 실은 가짜인 경우가 종종 있다. 수동성과 의존성은 아주 많은 여성들이 안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인데, 환경이 이러한 유형을 더욱 강화해서 다른 유형의 성격들은 전혀 발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딸로 머물러 있고 싶고, 자신의 어머니가 ‘진짜 어머니'이고 자신은 그저 엄마 노릇을 해보는 것쯤으로 생각한다. 할머니가 되어 손자 손녀를 돌보는 간섭하기 좋아하는 어머니는 페르세포네 딸에게 어머니 자격이 없다고 느끼게 하고 어렵게 한다. 딸이나 자식들이 오히려 페르세포네 어머니에게 무엇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 상태가 된다. 페르세포네는 이런 의존성으로 인해 삶속에서 늘 엄마에게 의존한다. 많은 여성들 가운데 육아를 여전히 자신의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자신의 삶을 어머니의 울타리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은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독립적이지 못하다. 이런 여성들 옆에 헬러콥터 맘같이 자식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엄마들이 생기고, 사위와 갈등을 경험하는 장모님이 되어서 가족 간의 심리적 균형을 망치게 된다.

    이 유형은 어머니가 되기를 거부하는, 늘 의존적인 딸로 머물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심리가 숨어있고, 내 어여쁜 딸을 옆에 두고 함께 하면서 ‘빈둥지 증후군’에서 오는 우울을 회피하려는 노년의 여성의 심리가 공조하게 된다. 건강한 심리적 독립이 어머니와 딸 모두에게 요구된다. 특히 딸의 위치에서 이제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하는 여성의 경우 자신이 가진 양육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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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사랑과 미의 수호신, 창조적인 여성, 만인의 연인인 아프로디테다. 그녀는 미적 카리스마가 있는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뮤즈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분홍색 투피스를 소녀처럼 입고 자신의 미를 가꾸는 할머니는 아프로디테의 후손이다. 아프로디테헤라데메테르 원형이 우선순위를 두는 일부일처제와 어머니 역할에 위협이 되어 이들은 종종 아프로디테에게 비판적이 된다. 아프로디테 여성은 자식을 좋아하고 자식들도 그녀를 사랑한다. 애정 어린 열정과 아이가 특별하다고 느끼게 해줌으로써 자식이 자신감을 갖고 능력과 재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데메테르 원형이 결여되면 자식들의 심리적인 안정감과 지속성의 필요를 무시하고, 행동의 지속성이 없어, 자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아프로디테 어머니가 지속적이지는 못하나 강렬한 관심을 아들에게 쏟을 때 이는 그 아들의 장래 여성과의 관계, 그의 자존심과 우울증의 잠복, 성향에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 일생에 나타나는 남자들에게 계속해서 지는 경쟁으로, 아들은 개인적인 경쟁심을 느끼는데 대부분의 딸들은 이런 느낌을 가질 필요가 없다. 중년이 되면 아프로디테들은 자신의 미가 퇴색해 간다는 것을 자각하거나 걱정하게 되면 관심이 딴 데로 옮겨져 그녀가 상대방에게 몰두하기가 어렵게 된다. 중년의 아프로디테 여성은 자신의 배우자 선택에 대해 불행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창조적인 일에 관여하고 있는 여성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제껏 우리는 7개의 여신원형을 통해 현대에 살아 있는 우리 어머니 원형의 모습을 보았다. 한 여성이 자신의 삶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은 고대 신화에서부터 인간에게 오랜 분투 과정이었다. 자신의 원형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파악하면서 성장해야할 점을 찾는 것,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성숙한 부모가 되는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