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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칼럼

청소년 자해의 이해와 예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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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우남 등록일 18-10-05 15:36 조회수 75 영역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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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정운선 센터장
  • 약력 :
  •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센터장
    경북대학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기금부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청소년 자해의 이해와 예방-2 


    아이들이 스스로를 해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박탈당한 아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삶에서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에요. 적어도 언제 나에게 고통을 가할지는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잖아요.” 이런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힘들 때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지 못 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힘들다고 말하지 못 하고 자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나쁜 기억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에” 혹은 “나는 벌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자해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고트만 교수가 결혼을 앞둔 연인의 대화를 단 3분간 분석해 보는 것만으로 결혼 후 4년 안에 이 커플이 깨어질지 여부를 9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3,000쌍이 넘는 부부의 대화를 비디오로 촬영한 후 대화 내용, 말투, 표정 등에 나타난 감정을 20가지 정도의 세세한 범주로 구분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상대를 외면하면서 입 끝을 삐죽이는 경멸은 가장 좋지 않은 징후’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멸과 냉소의 징후를 보인 경우 같이 살지 못 하고 헤어진다는 결과입니다. 그런데 여러 번의 자해를 한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온 부모님들 중에서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이런 경멸과 냉소의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시작이다.’,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관심 받고 싶어서’ 라고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의 절박한 신호를 눈치 채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손끝이 종이에 베여도 씻을 때마다 아픈데, 스스로에게 그런 상처를 내고 나서 그 당시에는 감각이 무뎌져서 아픔을 못 느끼더라도 그 상처가 건드려질 때마다 그 상처의 흉터를 볼 때마다 아이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만 15세 전후의 청소년들은 사춘기라는 특성으로 호르몬의 변화를 하루에도 매우 급격히 겪습니다. 성호르몬 농도가 올라가는 순간에는 스스로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 호르몬의 변화는 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면 나도 같이 해야 하는 때가 이 때입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만, 그러한 행동을 하지 못 하도록 조절하는 뇌는 아직 채 발달하기 전입니다. 머리로는 다 아는 것 같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직 제대로 장착하기 전이지요. 옛날보다 덩치는 더 커져서 부모님들이 보기에는 마치 어른이 다 된 것처럼 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서 부정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모여 화산이 폭발하듯 분출하기도 쉽고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서로 비교하는 것이 너무 손쉽습니다. 내가 가진 것은 당연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억울하고 아쉽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으니 열심히 살아도 미래도 불투명해 보이고 눈에 보이는 어른들은 현재의 삶이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스스로 해치는 아이들은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 때 그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하여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됩니다. 혹시 그 아이들이 바라보는 어른들도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을 아이들 앞에서 하는 것은 아닌지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치고 담배를 피고, 운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는 누워서 TV만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하고 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뭐라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2주 이상 기분이 너무 처지고 내 자신이 마음에 안 들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 고립되어 있으면서 미래에 대해서 희망이 없다고 느끼면서 이러한 우울증에 대해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난 원래 성격이 그래 라면서 내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한다고 소리 치고 있지는 않는 지요? 힘든 일이 생기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구할 친구들이 없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지금 네가 사귀는 그런 친구는 인생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교를 하고 있지 않는 지요?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기보다는 친구들을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 지요? 아이들은 행복한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보면서 자신도 앞으로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를 가집니다. “힘들지? 괜찮아,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이 말만 잘 해도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맙시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아이들에게는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왜냐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