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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에게 부모가 하는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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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윤희 등록일 17-12-13 17:13 조회수 8,677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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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 진란영 센터장
  • 약력 :
  •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장
  • “사춘기 자녀에게 부모가 하는 성교육”

     

     

    진란영 센터장┃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성’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그 느낌은 부정적인 느낌일까요? 아니면 긍정적인 느낌일까요? 부모님들이 ‘성’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에 따라 자녀에 대한 지도 내용도 매우 달라집니다. 만일 부모님이 ‘성’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우리 아이에게도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성은 위험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자연히 부모님은 자녀들을 무성적인 존재로 일순간에 결정지어 버리고 성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자녀교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 자녀들이 부모님과 24시간 함께하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학교나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통해 성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극적인 성 정보와 컨텐츠를 접촉하면서 비밀이 한 가지 추가되는 일상을 살게 됩니다. 그러니 부모님의 ‘성’에 대한 점검을 먼저 꼭 해보시길 권유해 드립니다.

     

    ‘성’은 단순히 성관계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죽는 순간까지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 안의 다양한 관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성은 법의 형태도로 나타나며, 개인의 가치관이나 태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에 대해 좀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개개인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그 사회 안에서 성문화를 만들어내며, 사회가 변하면서 성문화 역시 변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사회 속의 성문화 안에 우리가 포함되기도 하지만 성문화를 재구성하는 요소로서 우리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지에 따라 우리 사회의 성문화도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이 이렇듯 다양하다보니 성교육 역시 지식적인 것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가치관, 인권, 태도, 실천, 역할 등 가르쳐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의 방식은 별도로 시간을 마련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양육과 대화의 방식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와 함께 TV를 보면서 스킨십 장면에서는 스킨십에 대한 교육을, 에티켓 장면에서는 에티켓을 주제로 대화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가르쳐 주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방식입니다.

     

    자녀 양육 과정에서에서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실수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남자는 강해야 해. 여자는 온순하고 얌전한 것이 좋아 등 그냥 사람으로 표현해도 무방한 것을 굳이 남녀로 나누워서 특정 역할과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성별만으로 일의 한계를 결정해 버리는 것은 개인이 가진 잠재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야기하게 되므로 남자와 여자 성별로 구분 짓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자녀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분명히 알려주셔야 합니다. “원래 애들이 자라다보면 이런 일도 생겨”라고 하시면서 그냥 넘기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부모님들의 그런 언행은 자녀들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합리화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며, 잘못된 행동이 반복해서 나타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자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대처하셔야 합니다. 또한 ‘장난’과 ‘폭력’을 혼동하지 않게 해주셔야 합니다.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폭력이 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체 ‘장난’으로 오인하면서 계속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같이 놀고 있는 친구들 중 한명이라도 즐겁지 않다면, 그 장난은 멈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사이버 활용에 대한 교육도 더불어 해주셔야 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온갖 불법적인 동영상들이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흔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몰카라고 불리는 동영상은 불법촬영물이며, 성범죄 행위의 증거물입니다. 그런 영상물을 클릭하는 행동은 가해자의 성범죄 행위에 동참하는 행동이며, 피해자에게는 너무도 큰 상처가 됨을 같이 알려주셔야 합니다.

     

    간혹 부모님들 중에 자녀가 성에 관한 질문을 하면, 당황하신 나머지 ‘아직은 몰라도 돼’라고 응수하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순간 당황스러우시겠지만 모르는 질문에는 솔직히 모른다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아구 우리 ○○이가 그게 궁금했구나, 그런데 아빠(엄마)도 잘 생각해보지 않은 거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어. 아빠(엄마)가 지금부터 생각해보고 얘기해도 괜찮지?” 라고 하시거나 “아빠(엄마)도 잘 모르는 건데 우리 지금부터 같이 알아볼까?”라고 하셔도 우리 자녀들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으니 너무 두려워 마시고, 오늘부터 ‘성’을 주제로 대화를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